버즈워드 토픽
2017. 10. 24. 제 273-3호
메이크업 잇템을 알고 싶다면 MOTD를 검색하라
직장인 A씨는 출근할 때마다 고민이 많습니다. 옷장 앞에서 환절기에 입기 적당한 출근룩(look)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작년엔 도대체 무얼 입고 다녔나 생각해 봐도 도통 떠오르지 않고 입을 옷이 없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대충 눈에 보이는 옷을 껴입고 지하철에 타 온라인 쇼핑몰 앱을 켭니다. 스크롤을 내리면서 스캔해 봐도 무슨 옷을 사야할 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지하철 내 다른 승객들의 착장을 보려 해도 앞뒤로 빽빽한 사람들 사이에서 쉽지 않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앱을 닫고 이번엔 인스타그램을 엽니다. 검색창에 #ootd를 검색하니 다양한 스타일의 출근룩이 쫙 펼쳐집니다. 그 중 제일 마음에 드는 몇 개 아이템을 골라 온라인 쇼핑몰에서 비슷한 스타일로 장바구니에 담기 시작합니다. 직장인 A씨는 오늘의 중요 미션 중 하나를 성공적으로 마친 기분이 듭니다.

#ootd라는 말을 아시나요? OOTD는 Outfit Of The Day의 약자로 오늘 또는 특정 상황에서 입은 자신의 옷차림을 촬영하여 블로그, 텀블러,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업로드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감각적인 데일리룩을 매일매일 업로드하는 작성자의 게시물을 구독하는 팬들이 많아지고, 데일리룩이나 휴가룩을 검색하기 위해 패션태그인 #ootd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패션아이템을 판매하는 판매자는 OOTD 해시태그를 활용하여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손쉽게 노출시켜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도 합니다.

소셜미디어에서 통용되는 약어는 패션 카테고리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MOTD(Makeup Of The Day), EOTD(Eye makeup Of The Day)와 같이 뷰티태그를 검색하면 오늘이나 특정 상황의 다양한 메이크업 사진을 볼 수 있고 사용한 메이크업 제품 정보도 알 수 있습니다. 검색 피드의 게시물 몇 개만 보면 최근 유행하는 메이크업 스타일과 인기템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번 뉴스플래시에서는 MOTD 게시글 분석을 통해 계절별 메이크업 경향성과 최신 트렌드 및 인기 상품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인스타그램을 통해 데일리 메이크업을 뽐내다
2030 여성이용자가 많은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motd #데일리메이크업 #eotd #아이메이크업과 같은 뷰티태그를 달고 오늘의 메이크업 인증을 하는 코덕(코스메틱 덕후)이 많아졌습니다. 이는 인스타그램에 국한되지 않고 블로그, 카페, 트위터 등 다른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도 전이되어 ‘171023 motd’와 같은 제목으로 오늘의 메이크업이나 메이크업 제품 사진을 인증하는 게시물을 종종 목격할 수 있습니다. MOTD 버즈량은 2014년 월간 약 300건 안팎이었던 수준에서 2017년 현재 월간 6,000건을 상회하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MOTD 게시글 상에 나타난 계절별 제품 타입과 인기 상품에 차이가 있을까요?
전반적으로 아이섀도우와 블러셔 같은 포인트 메이크업 제품과 메이크업 베이스, 파운데이션, 컨실러 같은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이 계절에 상관없이 많이 언급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볍고 생기발랄한 메이크업을 주로 하는 봄, 여름에는 깨끗하게 피부 표현을 하고 맑고 영롱한 느낌의 틴트를 입술에 가볍게 바르는 모습을 보입니다. 최근에는 좀더 밝고 쨍한 느낌이나 수채화로 그린 꽃이 핀 듯한 볼을 표현한 ‘과즙 메이크업’이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가을, 겨울에는 분위기 있게 눈의 삼각존이나 아이홀, 콧날 옆선 등에 음영을 주고 얼굴 전체를 섀딩으로 윤곽을 또렷하게 하는 ‘음영 메이크업’이 인기입니다. 이를 인기 제품군으로 들여다보면 좀더 뚜렷한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각 계절별로 가장 많이 언급된 상위 제품군을 보면 봄, 여름에는 컬러감이 강조된 제품들이 10위권 안에 들어온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맑고 영롱한 수채화 발색으로 유명한 크리니크 치크팝 시리즈나 RMK 인지니어스 블러셔가 봄, 여름에 많이 언급되었으며, 더페이스샵 핑거글로스나 마몽드 크리미 틴트 컬러밤, 페리페라의 잉크 시리즈 등도 인기 제품군에 속합니다. 아이라이너나 마스카라도 좀더 밝은 색감으로 포인트를 주기도 합니다. 가을, 겨울에는 브라운 계열의 음영 메이크업 제품이 인기입니다. 국민 음영 섀도우로 알려진 맥 소바나 홀리카홀리카 밤비브라운, 나스 갈라파고스 등이 많이 언급되었습니다. 또한 말린 장미색인 mlbb(my libs but better, 내 입술같이 자연스러우면서도 본래의 입술보다 더 좋아보인다) 립의 열풍을 일으킨 나스 돌체비타 립펜슬이 상위에 랭크되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떠오르는 포인트 메이크업 신제품의 경우 두 계절 이상 인기를 지속하기는 어렵다는 점입니다. 매일매일 써도 부담스럽지 않은 데일리 메이크업 제품의 경우 한 번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면 스테디셀러로 쭉 인기를 이어갑니다. 슈에무라 하드포뮬라나 로라메르시에 진저, 에스티로더 더블웨어 파운데이션 등이 그 예입니다.

메이크업 영역도 더욱 세분화되었습니다. 과거에는 도자기 같은 피부 표현, 눈썹 그리기, 눈매를 또렷하게 하고 붉은 입술을 표현한 데 그쳤던 반면, 최근은 눈꼬리 아래의 삼각존을 어두운 색으로 메워서 눈매를 더 크고 분위기 있게 만들거나 서양인들처럼 아이홀을 그리고, 눈 밑 언더에는 반짝반짝한 글리터를 바르고, 턱과 이마라인을 어두운 섀딩으로 정리합니다. 볼도 여러가지 색상으로 레이어드하여 생기를 표현하고 얼굴 윤곽의 단점을 보완합니다.

메이크업 도구도 인기입니다. 해외 인기 메이크업 아티스트나 뷰튜버(뷰티 유튜버)들이 사용하는 브러쉬들이 인기를 얻어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고 있으며, 피부를 보송보송하게 표현하는 웨지 퍼프부터 매끈하고 촉촉하게 표현하는 물방을퍼프, 실리콘퍼프 등 소도구들도 다양하게 개발되었습니다.

최근 2년전부터는 자신의 퍼스널컬러에 맞춰 메이크업과 의상 스타일링을 하는 것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를 좀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 봄웜, 여름쿨이 뭐길래?
<퍼스널컬러 버즈량 추이>
과거 한국 여성들은 천편일률적인 화장법을 고수했습니다. 얼굴은 파운데이션 21호를 발라 모두 하얗고 눈썹은 진하고 입술은 핑크색이거나 붉었습니다. 자신의 피부색이나 머리카락색, 눈동자색을 고려하지 않고 메이크업을 했기 때문에 얼굴만 동동 떠다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예쁜 색상이어서 산 옷이 자신에게는 안 맞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최근 퍼스널컬러라는 개념이 주목 받기 시작하면서 퍼스널컬러 진단을 받으러 가거나 자가 진단 후 자신의 컬러에 맞는 메이크업이나 염색, 의상 스타일링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퍼스널컬러 버즈량 추이를 보면 웜톤, 쿨톤을 언급하는 버즈 그래프가 우상향하고 있습니다. 퍼스널컬러는 크게는 따뜻하고 노란색 계열이 잘 어울리는 웜톤과 차갑고 핑크색 계열이 잘 어울리는 쿨톤으로 분류하고, 이를 다시 4계절의 이미지에 비유하여 봄웜, 여름쿨, 가을웜, 겨울쿨로 나눕니다. 특정 톤 안에서도 라이트, 딥, 소프트(뮤트) 등으로 세분화하여 나눌 수도 있습니다.
<피부톤별 MOTD 연관 키워드 빈도수: 인기상품>
피부톤별 MOTD 연관 키워드를 살펴보면 많은 소비자들이 자신의 퍼스널컬러에 맞춰 메이크업 제품을 선택하거나 예쁜 색감의 메이크업 제품을 자신의 톤에 맞게 보정하여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내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웜톤은 핑크코랄이나 코랄, 레드코랄, 베이지색, 벽돌색이 많이 섞인 제품들을 주로 언급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색감이 쨍하고 예쁜 쿨톤 제품을 써보고 싶어 베이스 제품을 밝을 것을 쓰고 아이나 립 역시 쿨톤 메이크업에 맞춰 한 다음 포인트를 주는 게시글도 많습니다. 쿨톤 소비자들은 쿨톤 음영 메이크업 제품으로 유명한 로라메르시에의 섀도우나 흰색이 많이 섞인 나스 임패션드, 아이린 블러셔로 유명한 나스 게이어티 등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파운데이션 제품도 21호, 23호만 있던 것에서 해외 파운데이션과 같이 피부톤에 따라 다양한 컬러 라인업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피부색에 맞는 제품으로 메이크업을 하면 덜 하얘 보이긴 하지만 피부결은 더 매끈해 보인다는 것을 소비자들이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 해외 메이크업 트렌드가 K뷰티 속으로 들어와
인스타그램에서 #motd를 검색하면 약 1억 5천만 건의 게시글을 통해 글로벌 데일리 메이크업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접근성과 노출이 용이해졌기 때문에 해외 메이크업 트렌드가 국내에 유입되어 코덕과 뷰튜버들 사이에서 이를 따라하는 것이 유행이 되었고, 이 트렌드를 따라 국내 코스메틱 브랜드들도 좀더 다양하고 세분화된 퀄리티 제품을 앞다투어 내어놓고 있습니다. 이는 10대부터 20·30대의 입맛을 사로잡고 해외관광객들의 눈도 사로잡아 K뷰티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여 메이크업 트렌드를 역수출할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올 가을 조금 색달라 보이고 싶다면, 인스타그램에 #motd를 검색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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